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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턴 3개월을 마치고, 거의 1달이 지나서 이 글을 쓰고 있는데 이래저래 휴식도 하면서 내 나름의 정리도 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전환 면접에서 불합격했다.

 

기쁘게 전환 소식을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전해주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는 좋은 소식을 들려주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아쉬운 것은 아쉬운 대로 두고 이 소중한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성장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제 제대로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서

 

내가 인턴을 하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왜 전환이 안됐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인턴 하면서 배웠던 것들


나는 인턴십에서 기존 개발된 기능을 개선하는 업무를 맡아서 진행했다.

 

요구사항은 모호하지만 명확했는데, '기존 기능 개선'이라는 큰 틀 안에서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사항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실상 어떤 게 개선해야 할 문제점인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은 내가 리서치하고 고민해서 새롭게 정의해야 했다.

(물론 이 과정이 쉽지 않아서, 버디와 동료분들이 많이 도와주시면서 진행됐다)

 

인턴십을 마치고 돌아보니, 이 부분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리서치, 커뮤니케이션, 문서화(특히 테크스펙 작성!)를 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었고, 오히려 그 이후 코딩은 비교적 빠르고 어렵지않게 진행되었다.

 

현업에서 일을 할 때도 이런 과정들이 반복될 것이다. 그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역량을 높이는 것이 코딩 실력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느꼈다.

 

어느 한 개발자가 코딩하지 않고 고뇌하는 다른 동료 개발자를 보고 "개발 열심히 하네.." 라고 말하는 짤을 본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낀 것 같다.

 

개발 이전 리서치, 커뮤니케이션, 문서화 과정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배운 것은 다음과 같다.

 

1. 리서치

 기존 개발된 기능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 처음 리서치할 때 조금 혼란스러웠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떻게 하면 잘 해낼 수 있을지 잘 몰랐고 어려웠다. 일단 가능한 많은 정보를 모으자고 생각해서 기존 개발된 기능의 코드, 해외 사례를 찾아보고 동료 개발자분들에게 설문도 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문서를 정리했는데, 핵심을 엇나간 문제점들도 많이 있었고 상세한 해결 방안이 제시되지 못했다.

 

 지금 돌아보면 우선 문제에 대해 제대로 파악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에 대한 배경 지식들을 찾고 이해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여러 관점에서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일들을 먼저 한 후에 해결 방안을 하나씩 깊이 생각해보며 추가적인 리서치를 진행했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좋은 결과를 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동료 시니어 개발자분들과 이야기하면서 배우고 느꼈는데, 그분들이 이렇게 문제를 잘 정의하고 해결 할 수 있는 이유는 의식적인 생각, 경험, 기반 지식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잘했던 부분은 실제 유저를 대상으로 리서치를 진행해서 문제점과 개선점을 파악한 부분이다. 겉으로 봤을땐 잘 몰랐던 문제점들과 체감이 클만한 개선점들을 알게되었다.

 

2. 커뮤니케이션

 과제를 진행하면서 동료 개발자분들과 많은 업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했었다. 글로 생각을 적어서 커뮤니케이션할 때는 매끄럽게 잘 됐던 것 같은데, 말로써 생각을 이야기할 때는 조금 버벅거리기도 하고 깔끔하고 명확하게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실제로 '이야기할 때 맥락을 더 설명해 줬으면 좋겠다'라는 피드백 또한 있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서 한마디로 요약해 보기, 단순화해 보기를 평소에 공부할 때 해보고자 한다. 또한 말을 조리 있게 잘하기 위해서 PREP(Point - Reason - Example - Point) 형식을 의식해서 사용해보려 한다. 나는 특히 Example 이야기하는 게 어렵다고 느끼고 있어서, 이 부분은 평소에 의식적으로 비유, 예시를 생각해 보는 식으로 연습해 볼 것이다.

 

 

3. 문서화

문서화의 중요성을 느꼈다. 특히 남이 보게 될 문서를 잘 작성하는 것의 중요성. 팀 내에서는 가이드 문서, '1pager', '테크 스펙'을 써서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다. 특히 테크 스펙은 개발 전, 개발 후 모두 많은 이점을 가져줘서 꼭 작성해야하는 문서라고 느꼈다. 개발 전에 미리 중요한 정책, 설계, 로직을 작성해보면서 스스로 상세하게 검토할 수 있고, 특히 나 같은 주니어는 시니어 개발자에게 테크 스펙을 기반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개발 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테크 스펙을 통해 히스토리들을 한 번에 파악하여 더 도움이 되는 코드 리뷰를 줄 수도 있고, 그 기능에 대한 정보가 필요할 때 혼자서 히스토리 파악을 하는 데 소요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설령 미래 내가 합류하게 될 팀에서 합의하에 쓰지않기로 했어도 나는 기능개발을 할 때 테크 스펙을 작성해볼 생각이다. 작성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오히려 테크 스펙을 작성하지않아서 생길 수 있는 문제 때문에 소요될 시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왜 전환이 안 됐나?


우선 팀에서 나와 맞지않다고 판단해서 전환이 안 된 것은 아니다. 전환 면접 (컬쳐핏 면접)에서 내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전환되지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좀 더 충격이 컸었는데... 어쨌든 면접을 쭉 복기해보니,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

 

내가 받은 질문들을 다시 보면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 보고 내가 그에 맞추서 대답을 했는지를 봤는데, 맞지 않게 대답을 한 부분들이 있었다. 좀 설명이 부족한 답변들도 많았고, 전반적으로 답변들이 얕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느낌이였지만, 내가 왜 이렇게 대답했는지, 다시 대답한다면 어떻게 대답할지 쭉 적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내가 나에 대해서 충분히 파악하지 않았었고, 회사의 서비스에 대한 통찰 또한 부족했다고 느꼈다.

 

1. 준비 부족

전반적으로 나에 대해서와 서비스에 대해서 충분히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지지 않았었다. 특히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서비스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이야기하지 못했다. 전환 면접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심적 여유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한데 이건 변명에 가깝고, 인턴십 기간동안 나와 서비스에 대해 좀 더 깊이 계속 생각하면 됐을 일이였다.

 

2. 질문의 의도를 잘 캐치해서 대답하지 못했다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의도를 파악해서 대답을 잘 해야하는데, 조금 엇나가거나 부족한 대답을 했었다. 질문을 받고 단편적으로 바로 떠오른 대답을 했었던게 많았는데, 이에따라 질문이 더 들어오면서 설득력 있는 답변을 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물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환이 되지 않은건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회사의 판단을 떠나서 내가 객관적으로 돌아봤을 때 부족한 부분들인 것 같아서 적었고,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것인지


이번 경험을 통해 나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였고 내적으로 더 단단해졌다고 느꼈다. 미래 단편적으로 생각했던 목표들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들로 채웠고, 이번 실패가 오히려 동기부여가 되어 성장에 대한 갈망이 더 강해졌다.

 

나의 목표

내가 나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느낀 것은 다음과 같다.

  • 나는 성장을 좋아한다. 운동, 개발을 좋아하는 이유도 꾸준히 하면 성장하고 결과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만드는 일에 성취감을 느끼고 재미있다.
  • 겉과 내면 모두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미래의 목표는 엔지니어링 기술로 국제적으로 일 할 수 있는 인재로 설정했다.

 

이렇게 목표를 설정한 이유는 높은 목표를 향해서 공부할 때 동기부여가 되고, 내가 가진 기술로 어디서든 밥벌어 먹을 수 있다는 마음의 안정도 얻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

야구선수 오타니가 이용했다는 '만다라트'를 나도 한번 작성해봤다.

 

 

만다라트에 목표를 세우니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요건들이 보이고 요건에 맞춰 해야할일들이 정해졌다.

 

해야할일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다. 시기별로 해야할 일들을 나눴고, 각각 해야할 일들마다 하루에 투자할 시간을 정했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계획했더니 하루에 주어진 시간들이 정말 소중해졌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을 할 때 더 집중해서 하게됐다.

 

중요한건 항상 이 만다트라를 리마인드하면서 계획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점을 명심하면서 하루하루 소중하게 보낼 것이다.

 

마무리


마지막으로 이번 인턴 결과가 아쉬웠지만 얻은게 많다.. 라고 쓰려고 했는데, 사실 아쉽지 않을만큼 많은걸 얻었다. 뛰어난 동료 개발자 분들을 알게 됐고, 인턴쉽 경험과 전환에 실패한 경험이 더 큰 성장의 초석이 될 것이라 직감하고 있다. 그리고 얻은 것 중에 가장 컸던것은 내가 하던 개발이 진짜 일이 되어도 재밌다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다. 사실 고작 3개월 밖에 일하지 않았고, 여러 업무를 맡아서 한게 아니라서 판단하기 이른 것 같기도 한데, 난 개발이 너무 재밌었고 은퇴하기 전까지 계속 개발이 재밌었으면 좋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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