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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론

Gobans 2024. 8. 18. 15:29

 

최재천 저자(글)

김영사 · 2024년 05월 10일

서평

 ‘숙론 (熟論)’이란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함이라는 뜻을 가진다. 한자로는 익을 숙(熟) 논할 논(論)자를 썼는데, 직역하자면 무르익을만큼 논하다라는 뜻을 가진다. 저자도 여러 사람이 치열하게 의논하는 것이 숙론의 본질이자, 핵심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열고 자기 의견을 갖고 남과 부딪히면서 열심히 의논하면 되는가? 나는 이에 대한 좋은 방법이나 통찰을 소개해 주는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을 명쾌하게 이야기해 주는 부분은 없었다. 여러 일화를 중간중간 이야기를 해줬는데, "숙론을 했다"라는 결과가 주로 일화에 나와 있고, 어떻게 숙론을 했는지에 대한 과정은 없었다. 이 점이 제일 아쉬웠다.

 

 내가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것과 책의 내용이 맞지 않아서 실망했던 부분과는 별개로 저자가 주장한 숙론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깊이 동의하고 공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과정을 일반적인 수업 방식으로 교육받아 왔기 때문에 토론 경험이나 능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실제 내가 하는 업무에서 더 나은 과정과 결론을 만드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비스 개발자’는 다양한 직군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회의와 토의가 벌어진다. 이때 나의 능력이 떨어져서 더 좋은 결론과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서 서비스가 발전하지 못한다면, 너무 답답하고 아쉬울 것 같다. 때문에 토론을 더 잘하기 위해 핵심적인 생각을 정리하고 말을 잘 하는것은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해야한다고 다시금 느꼈다.

 

 사회적으로 숙론의 부재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은 저자가 이야기했듯 정치이다. 이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할 것 같다. 여야가 서로 대립하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정말 우리나라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표면상 숙론의 부재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것이 정치이고, 사회 전반에 숙론의 부재로 인한 문제점들이 뿌리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한다. 남녀 갈등, 세대 갈등, 출산율…. 얽히고설켜 간단히 풀어낼 수 없는 문제점들이 있다. 이런 문제점들이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고 논의가 되어서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었으면 한다. 서로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기. 그게 문제 해결의 첫 시발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숙론의 핵심은 서로 알아가고 이해한 후 합의를 해 내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이 과정이 전제되지 않으면, 합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나와 다른 사람을 알고 이해하는 게 제일 어렵고 힘든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일이다. 상대방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나를 위해서, 그리고 후대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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